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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때 순직한 정읍소방서 고 이재승 팀장 영결식
    효자추모관 2010-02-20 7810
     
    설연휴때 순직한 정읍소방서 고 이재승 팀장 영결식휴일 근무 없는 하늘나라로…급성 심근경색으로 떠나…유족·동료들 "편히 쉬세요"
    작성 : 김준희(goodpen@jjan.kr)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 근무 중 순직한 정읍소방서 고 이재승 기동1팀장의 위패와 납골함을 소방관들과 유가족들이 효자추모관에 안치하고 있다..../정헌규(lunartickali@jjan.kr)

    "다시 태어나면 '너무 아픈' 소방관은 하지 마십시오."

    18일 오전 10시 정읍소방서 차고.

    설 연휴 마지막 날(15일) 근무 중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정읍소방서 고 이재승 기동1팀장(47·소방령)의 영결식이 정읍소방서장장(葬)으로 엄수됐다.

    박미경 소방교(34)가 "직원 모두 사진 찍던 날 잘 찍으라고 신신당부하시더니 영정사진으로 쓰시려고 그랬습니까. 평상시엔 웃지도 않던 분이 그날따라 환하게 웃어주시더니 저렇게 영정사진 남겨주시려 그랬습니까"라고 울먹이며 애도사를 낭독하자 유족과 동료 소방관 200여 명도 슬픔이 북받친 듯 흐느끼거나 고개를 숙였다.

    유족들은 소방서 2층에 있는, 고인이 2007년 9월부터 근무한 현장기동단 사무실에 올라 갔다. 고인의 아들 이창엽군(15·전주해성중 3학년)이 아버지 영정을 품에 안고 앞장섰고, 고인의 아내 임윤정씨(43)와 큰딸 이수진양(18·이일여고 3학년) 등이 뒤를 따랐다.

    고인의 큰형수 배복선씨(59)가 "여기서 쓰러진 거냐?"고 묻자 이성계 기동2팀장(50·소방경)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씨는 '성격이 활달했던 막내 서방님'이 생각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의 넷째 형 이재두씨(53)는 "소방관들이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줄 몰랐다"며 "동생은 갔지만 남은 소방관들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앞서 오전 8시 55분 전주 모악장례문화원에서 출발할 때부터 버스 안에서 말없이 눈물만 훔치던 큰누나 이화자씨(56)는 "재승이는 소방관을 천직으로 여겼어요. 집에 와서 힘들단 소리 한 번 안 하고…. 어릴 때 가(걔) 업고 무던히 살았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은 5남 1녀 중 막내로 큰누나와는 '9살 차이'였다.

    소방서 앞에서 치러진 노제에서 창엽군이 술을 따르는 동안 고인의 아내는 엎드린 채 하염없이 통곡했다. 옆에서 딸이 어머니의 등을 쓰다듬었다.

    "남편은 '표현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아이들에게는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했어요. 작년 봄 네 식구가 정읍소방서 근처 맛집에서 굴짬뽕도 먹고, 찜질방에 갔던 게 눈에 선한데…."

    임씨는 "애 아빠는 창엽이가 철나는 걸 싫어했어요. 애는 애다워야 한다고요. 그런데 애를 '가장'으로 만들고 갔네요"라며 남편을 빼닮은 아들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아빠가 살아계실 때는 (아빠가) 못해준 것만 생각났는데, 돌아가시니까 잘해준 것만 생각나요."

    '앞으로 어떻게 살 거냐'는 물음에 창엽이는 "이 악물고요"라며 이렇게 말했다.

    고인의 시신은 영결식 후 전주 승화원 화장장으로 운구돼 화장 절차를 거친 뒤 전주 효자추모관에 봉안됐다.